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데 푹푹 찐다. 덥다는 말이 술술 나온다. 더울 때는 시원한 음식이 최고다.
얼음을 둥둥 띄운 냉면을 먹으면
뱃속까지 시원해진다.
어제오늘 계속 습하고 더운데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다
며칠 전에 사다 놓은 냉면이 생각난다.
식당에서 먹는 것과는 맛이 다르지만
손쉽고 간단하게 냉면 맛을 즐길 수 있어
몇 개씩 사다 놓는다.
식당이 가까이 없기 때문에
자동차를 타고 가야 된다.
무언가가 먹고 싶은데 차를 타고
식당에 가기가 번거로워 집에서 만들어
먹다 보니 그리 어렵지 않다.
냉면을 만들면
오래전에 입덧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둘째를 가졌는데
아무것도 먹지 못하면서도
냉면만큼은 먹을 수 있었다.
비위가 상해서 먹는 대로 토하면서도
냉면을 먹으면
비위가 가라앉고 맛있게 먹었다.
임산부가 냉면만 먹어대니
영양부족이 될까 봐
남편이 걱정스러워 이것저것 사다 주어도
먹지 못하는 내가 안쓰러운지
어느 날 냉면이라도 실컷 먹으라고
냉면 한 상자를 사 왔다.
냉면 한 상자를 다 먹으며
입덧이 가라앉아 힘든 고비를 넘겼다.
다행히 냉면이라도 먹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때나 지금이나 냉면은 맛있다.
요즘에는 냉면을 만드는 회사가 많아져서
종류가 여러 가지이지만
그때는 몇 개 안 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 회사 냉면은
여전히 맛이 변하지 않아 좋다.
냉면 먹을 생각을 하며
생각은 몇십 년 전으로 갔다 온다.
냉면 삶을 냄비에 물을 끓일 때 계란도 함께 넣어 익힌다.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삶는다. 면이 익는 동안 육수를 만들고 고명을 준비한다. 마침 텃밭에서 딴 오이가 있어 오이를 채 썰어준다 놓는다. 냉면 무절임도 만들어 놓은 게 있다.
준비하는 사이에 면과 계란이 다 익어 면은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빨고 계란은 찬물에 넣어 놓는다. 찬물에 넣어 놓으면 껍질이 잘 벗겨진다. 깨끗이 빨아서 물을 뺀 면을 그릇에 넣고 준비해 놓은 냉면 육수를 넣는다. 채 썰어 놓은 오이와 무절임과 삶은 계란을 예쁘게 올려놓고 고춧가루와 깨소금을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