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의 매력

by Chong Sook Lee


더위가 계속되면
밥맛도 식욕도 없다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심란하여
며칠 동안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이런 날은
무언가 상큼한 음식을 먹으면
입맛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배는 고픈데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기다리지 않는 끼니때는
여전히 오는데
마땅히
먹을만한 것이 없어 문제다
누가 해주기 바랄 수도 없고
나가서 먹자니 번거로워
야채 비빔밥을 준비해 본다

밥이 되는 동안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꺼내보니
생각보다
여러 가지가 있다

마침
어제 냉동고에서 꺼내
냉장고에 녹인
연어가 있으니
연어비빔밥을 해 먹으면
금상첨화다


깻잎과 양파

텃밭에 있는 오이와
양상추와 빨간 피망을
먹기 좋은 크기로 채 썰고
연어도 먹기 좋은 크기로
예쁘게 썰어놓는다

비빔밥은
싱싱한 재료만
있으면 된다
싱싱한 채소를 넣으면
야채비빔밥이 되고
뜨겁게 먹고 싶으면
뜨거운 밥에
뜨거운 재료를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김치찌개를 넣어 비비면
김치찌개 비빔밥이 되고
불고기를 밥 위에 얹어서
비벼 먹으면
불고기 비빔밥이 된다

기호에 따라
입맛에 따라
계절에 따라
무엇이든지 넣고
고추장 한 숟갈에
참기름 한 방울이면
맛있는 비빔밥을 먹을 수 있다

더운 여름에
알맞게 익은
열무김치 비빔밥으로
더위를 식히고
추운 겨울에는
돼지고기와
신김치를 넣어 만든
김치찌개를
밥 위에 얹어 먹으면
달아난 입맛이 돌아온다

세상살이 고달프고
걱정 근심 끊이지 않아도
비빔밥 한 그릇
맛있게 먹고 나면
고통도 슬픔도 잊는다

멀리 가서 구경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
좋겠지만
폭염에, 홍수에
오고 가는 수고로움 없이
집에서
냉장고에 있는 채소로
만드는
별미 비빔밥이 최고다

만들기도 쉽고
언제 먹어도 맛있는
연어 비빔밥 한 그릇으로
여름을 이겨 본다

모든 시름을 섞

희망을 넣어 비빈

비빔밥의 매력에 빠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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