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 줄 알고 온 가을이 서슬 시퍼런 여름을 보고 줄행랑을 치는 인디언 써머가 왔나 보다. 여름 못지않게 날씨가 좋다. 며칠 춥다고 겨울 재킷을 입고 다녔는데 다시 얇은 옷을 입는다. 해마다 성질 급한 가을이 여름을 무시하며 쳐들어오는데 여름이 그리 쉽사리 항복을 하지 않고 온 가을을 되돌려 보낸다. 이번주는 추수감사절이라고 가족이 모이는데 날씨가 좋아 더 좋다. 10월은 날씨가 변덕을 부려 언제 눈이 와도 이상하지 않은데 다행히 아직은 날씨가 좋다. 이제는 남편이 텃밭정리도 했고 여름 내내 꽂아놓고 텃밭과 화단에 물을 주는 호수도 걷어 물을 빼고 있지만 마가목 이파리는 젊은 청춘처럼 푸르다. 유난히 빨간색으로 물들어 가는 마가목은 열매부터 익어가며 계절을 알린다. 가을이 오기 전에 황금색이 되었다가 가을이 오면 빨갛게 익어 겨우내 새들의 먹이가 된다. 열매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이파리를 보며 자연의 섭리에 놀란다. 어찌 그리도 때를 잘 아는지 인간의 머리로는 결코 따라갈 수 없다. 봄이 오면 자연히 꽃이 피건만 봄을 기다리지 못하고 온상을 만들고 여름에 더위를 견디며 땀을 내야 하는 인간의 몸인데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에어컨을 켠다. 당장은 시원해서 좋지만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으로 인한 병이 생긴다. 이열치열의 요법이 중요한데 잠깐의 괴로움을 참지 못하는 현대인은 이름 모르는 병으로 앓는 경우가 많다. 냉증과 알레르기 같은 고질병이 생기는데 더위를 참지 못하고 몸을 차게 만든다. 사람들은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고 고기를 먹는다. 과연 고기에 단백질이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지만 식물에서 나오는 단백질이 더 많다고 한다. 계란과 우유를 먹으면 좋다는 말을 하지만 원래 우유는 송아지를 위한 소의 젖이다. 사람이 소젖으로 영양보충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좁은 닭장 속에서 낳은 계란에 무슨 영양이 있을지도 모른다. 손쉽고 맛있어서 먹지만 알고 보면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 너무 많다. 먹어서 좋다고, 먹어야 한다고 하는 음식을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악영향을 미치는 음식 투성이다. 약을 한주먹씩 먹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세상이다. 아파서 병원에 가면 약을 주니 안 먹을 수도 없고 한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을 먹어야 하는 약이 너무 많다. 병을 고치는 게 아니고 병을 만드는 약도 많다. 물론 항생제를 비롯하여 약이 꼭 필요한 병이 있지만 너무나 쉽게 약을 먹는다. 혈액검사 결과 고지혈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바로 처방을 내서 먹었는데 부작용이 심해 중지하고 얼마 있다가 혈액검사를 다시 했다. 무슨 이유인지 특별히 달라진 식단이 없는데 정상수치가 되었다. 약을 먹지 않고도 고칠 수 있는 질병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약이란 입안에 넣어 먹기 쉽지만 몸안에서 무슨 일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 좋은 약이라도 좋기만 한 것이 아니고 반드시 부작용은 있기 마련이다. 의사가 주는 약을 못 믿는 것이 아니고 몸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에 복용하기 전에 꼭 알아봐야 한다. 현대병은 어쩌면 약을 너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병원이나 약국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약의 효과에 대해 선전을 하고 홍보도 하지만 복용하고 안 하고는 소비자의 몫이다. 나이가 들고 몸이 힘들어지며 여러 가지 비타민을 한동안 열심히 먹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 비타민에 의존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요즘엔 조금 쉬고 있는데 컨디션은 좋다. 과연 비타민 덕인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의심도 간다. 비타민이 그렇게 좋다면 세상에 병도 없고 아픈 사람도 없을 텐데 여전히 병원은 만원이다. 국가마다 병원이 환자로 넘치고 국민들의 의료비가 너무 많아 걱정을 한다. 아프면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사진 찍고, 약을 처방받는다. 그렇게 하면 병이 나아야 하는데 또 다른 병이 생겨나 다시 병원으로 간다. 수도 없이 반복되는 동안 병은 깊어지고 고통은 심해져 간다. 아픈 사람만 괴로울 뿐이다. 의사나 약사들은 알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지만 몸에 들어간 약이 어떻게 환자의 몸에서 반응할지는 모른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을 비교할 때 초식동물이 더 건강하다고 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고기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채소와 함께 골고루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겠지만 질병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신경을 쓰고 조심한다 해도 사람의 몸에 들어오는 세균을 막을 수 없기에 병원에 가고 약을 먹으며 좋아지길 원하며 산다. 한동안 몸이 안 좋아 병원을 들락거리며 약을 먹기도 했는데 무엇인지 모르지만 도움이 되어 지금은 건강하다. 약이란 인간의 몸의 고통을 줄이고 치료를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 꼭 필요하다. 단지 과용은 절대 금물이라는 것이다. 빨갛게 익어가는 마가목 열매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여기까지 왔다. 아프지 않고 살다가 잠자듯이 떠나기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이다. 때를 알고 자연에 순응하는 자연을 닮고 싶다. 아무리 더워도 더위를 참고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쉬게 하는 나무의 지혜를 본다. 추운 겨울을 견디며 꽃을 피우는 나무의 인내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