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헤매는 꿈

by Chong Sook Lee


잘못 들어간 길에서

나가는 길을 찾아 헤매는

꿈을 꾸었다.

누군가를 따라 가는데

앞서 가던 사람이 사라졌다.

어디로 갈지 갈팡질팡 하는데

어느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에게 길을 잃은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같이 가자고 한다.

조금 걷다 보니 큰길이 나오고

버스가 다닌다.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나에겐 버스 패스가 없다.
현금을 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현금은 안된다고 한다.

옆에 서 있던 다른 사람이

내가 외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지

영어로 물어본다.

나는 영어로 설명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는 사람이 옆에 선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같이 집에 가 줄 수 있겠느냐고 하니까

자기는 나를 모른다며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한다.

길은 모르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데

아는 사람은 나를 모른다고 하니

당황스러워 쩔쩔매며 꿈을 깼다.

이상한 것은

이와 비슷한 꿈을

자주 꾼다는 것이다.

같은 곳에서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매다가

간신히 길을 빠져나오는 꿈인데

꿈을 깨고 나서도 찜찜하다.

꿈에서 여러 번 가 본 곳인데

여전히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한다.

지나가는 사람은 많은데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한국 어딘가는 분명한데

늘 길을 잃고 헤맨다.

어쩌다 가는 한국은

늘 나에게 새롭고 어설프다.

한국말도 잘하고 글도 잘 읽는데

여전히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미지의 나라이다.

어디라도 가서

길을 잃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해서 인지

나는 길 잃고 헤매는 꿈을 꾼다.

한국사람인데

한국이 내 나라인데

꿈에서 이유 없이

나는 자꾸만 길을 잃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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