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단순하다. 먹고 자고 놀다가 심심하면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 할 일은 없어도 시간은 간다. 단순하게 사는 게 일상이다. 어쩌다 약속이 있는 것 빼고는 평범하게 산다. 날짜와 요일은 일부러 달력 앞에 서서 입으로 말하며 기억하려 한다. 그것마저 안 하면 동물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 같아 한다. 사람의 몸은 냉정하다. 할 일을 안 하면 도태한다. 특히 뇌는 더 영악스러워 기억하지 않고 그냥 놔두면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 몸은 쓰면 쓸수록 건강해지고 뇌는 쓸수록 좋아진다. 그걸 알면서도 가만히 않아서 전화만 들여다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재미있고 좋은 것을 보고 웃고 울다 보면 아까운 세월 다 가는 줄 모른다. 세상에는 할 일이 너무 많다. 무언가라도 배우고 행동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시간이 많아서 하지 않으면 할 일이 없다. 배가 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자고 심심하면 놀 거리를 찾아 노는 것이 생활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사는 것이 이상했는데 살다 보니 습관이 되어 그냥 산다. 개나 돼지나 다름없이 생각 없이 산다. 살다 보니 할 일 없고 생각 없이 사는 것도 괜찮다. 한번 사는 게 인생인데 복잡하게 살 필요 없다. 이것저것 생각하면 삶이 복잡해진다. 알면 걱정을 하게 되고 걱정이 많으면 밤잠을 설친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 건강을 해치고 삶이 피곤해지고 우울증도 생긴다. 흘러가는 물처럼 살다가 지나가는 바람처럼 가면 되는 삶이다. 움켜쥘 수 없고 막을 수 없는 게 세월이다. 오늘은 다시 오지 않기에 더 소중하다. 한번 만나는 지금 이 순간을 걱정근심을 하며 안달하며 살고 싶지 않다. 복잡한 현대생활에서 단순하게 하는 것도 재주다. 아무나 단순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찌 보면 단순은 깨달음인지 모른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되지 않고 원하지 않아도 다가올 일은 온다. 세상을 살면서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일보다 원치 않는 일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인간은 본능 적으로 간사하여 복잡함을 피하지만 단순함을 경멸한다. 시간이 많기를 원하지만 시간이 많으면 지루하고 짜증이 난다. 좋아하는 일이라 시작하지만 반복되는 일을 싫어한다. 일상을 떠나고 싶어 여행을 가지만 일상을 그리워한다. 늘 만나는 사람은 시시하고 새로운 만남을 원한다. 무심한 사람을 재미없다고 하고 지나친 관심을 거부한다. 단순하게 살기를 원하다가도 복잡함을 갈구하기도 한다. 그런 모든 것들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파도와 같다. 잔잔한 파도는 평화롭지만 밀려왔다 밀려가는 어떤 변화를 기다린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완벽하게 단순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매일 뜨는 해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기도 하고 하루종일 떠서 우리를 비춰주기도 한다. 바람도 세게 불고 조용히 불며 우리와 논다. 머릿속은 생각으로 바쁘고 몸은 순간순간 의 움직임을 계속한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르고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어 세상은 같을 수 없다. 각자의 삶에 맞는 옷을 입고 산다. 검은색과 하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회색과 원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같이 살아간다. 삶은 강요할 수 없다. 각자의 성향을 존중하고 산다. 어떤 사람은 흐린 날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짚신장사와 우산장사를 하는 두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비가 오면 우산을 잘 팔아서 좋지만 짚신장사가 안되니 엄마는 걱정이 끊일새 없다. 사람 사는데 걱정조차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유행가 가사가 생각난다. 걱정을 하기 위해 사는 것 같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 걱정 속에 사는 세상이다. 걱정을 하며 살다 보면 세월이 가고, 걱정 많았던 지나간 세월을 그리워한다. 추운 겨울에는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아 걱정하고 비바람이 불면 언제 끝나나 걱정한다. 걱정이라는 게 나쁜 생각인데 기왕이면 좋은 생각을 하며 희망하며 사는 게 좋다. 지나간 것을 그리워하고 오지 않는 날을 걱정할 시간에 오늘 지금에 충실하면 행복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못하고 산다. 생각이 복잡하면 될 일도 안된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사는 것이 좋지만 생각을 너무 하다 보면 혼동하기 쉽다. 시간을 오래 끌고 걱정하고 뜸을 들인다고 완벽하지는 않다. 생각하고 신속한 결정을 할 때 일은 더 잘된다. 기회는 잡는 사람의 몫이다. 기회가 왔는데 기회를 잡지 않으면 기회는 가버린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면 삶의 속도도 빨라지고 행복지수도 올라간다. 세상은 편리해지고 살기는 편해졌는데 인심은 더 흉흉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배려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는 개인주의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남이야 어찌 살던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좀도둑이나 소매치기가 전부이던 범죄는 무한대로 커져서 상상할 수 없는 범위를 넘어 생각하기조차 무섭다. 단순하게 사는 게 자랑은 아니지만 부끄러울 것 없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맺고 여러 가지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면 생각지 못한 일을 겪게 된다. '할 일 없으면 낮잠이나 자라'고 하는 말처럼 괜히 설치면 문제가 일어나기 때문에 조용히 사는 것도 좋다. 실력이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몰려들고, 가진 게 없으면 있던 사람도 떨어지게 된다. 친구도 좋고 인기도 좋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성실하게 살면 된다. 내게 온 하루는 남이 가진 어떤 하루보다 소중하다. 남들이 웃고 즐기는 하루가 내겐 아무 소용이 없다. 별 볼일 없어도 나의 하루도 특별한 나만의 하루다. 매일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시시하게 살아도 나의 삶이다. 바쁘게 정신없이 산다고 더 좋은 하루는 아니다. 나에게 온 오늘과 친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