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 세상을 본다

by Chong Sook Lee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조용한 아침이다.

바람도 없고 새소리도 없다.

나뭇가지는 꼼짝 하지 않고

길거리에 누워있는 낙엽은

깊은 잠에 빠졌다.

사이렌 소리도 없고

개도 안 짖는다.

사람들은

집안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지나가는 차도 없다.

집 앞에 차들도 가만히 서 있고

나무를 오르내리는 다람쥐도

보이지 않는다.

너무 조용하니까 이상하다.

사람이 사는 동네가 맞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완전히 멈춘 것 같다.

시계소리가 조금씩 들리고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외엔

적막하리 만큼 조용하다.

소리가 어디로 갔을까 궁금하다.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본다.

별것도 없는데 습관처럼

이것저것 뒤적거리며 보지만

머리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수많은 뉴스가 생겨나고 없어지고

사라지고 잊힌다.

끊임없이 생겨나는

뉴스거리가 오고 간다.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뉴스로

세상은 넘쳐난다.

알 필요도 없고

기억에 남지도 않지만

무심코 듣고 넘기고 잊어버린다.

간밤에 꾼 꿈처럼

희미하게 생각날 뿐

어느 순간에

없어져 버리는 뉴스다.

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 것 같지 않게

세상이 조용하다.

사람 소리, 차소리,

새소리, 개소리

사이렌 소리가 없는 세상

소리가 없으니 이상하여

핸드폰을 크게 틀고

음악을 듣고 쇼를 본다.

세상은 침묵하지만

핸드폰은 여전히 떠들며

세상 이야기를 한다.

핸드폰으로 보는 세상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다.

마른 잎이 나무에 붙어

파르르 떤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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