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가고 싶은 곳으로 간다

by Chong Sook Lee



인간의 인내는 어디까지일까? 얼마나 참고 기다려야 뜻하는 바를 이루고 원하는 것을 얻을까? 뉴스를 보면 이런저런 사고와 사건 투성이다. 오래도록 참다가 일어나는 사건이 있고, 갑자기 일어나는 사고도 있다. 사기를 치기 위해 오랫동안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은밀하게 진행하다 보면 꼬리가 길어 잡히게 된다. 술 마시고 저질러지는 사건 중에 평소에 숨겨진 마음을 술김에 표현하고 행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죽이고 싶던 사람을 죽이려고 계획하고, 마음에 품었던 사람을 성폭행하려고 시도한다. 지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바로 지옥이다. 지옥에서 머물면 지옥에 살고, 지옥에서 탈출하면 천국에서 살 수 있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마음대로 안되고 뜻하는 대로 안된다고 칼이나 총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묻지 마 폭행과 살인이 유행처럼 퍼지는 세상이다. 남을 죽이면 자신은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시적인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은밀히 하는 행동이라도 하늘이 보고 땅이 보고 자신이 안다. 완벽한 범죄는 세상에 없다. 모든 범죄에는 이유가 있고 처절한 결과를 가져온다. 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자신을 불속으로 넣는 결과를 낳는다. 인간은 누구나 유혹에 약하다. 사기를 당하는 이유도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데서 시작된다. 세상에는 사기를 치는 사람도 많고 사기를 당하는 사람도 많다. 교묘한 수법으로 눈과 귀를 멀게 하고 남의 돈을 가져간다. 그들을 이기는 방법은 스스로 욕심을 내려놓는 방법밖에 없다. '돈 벌기가 그리 쉽다면 왜 그들이 직접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면 정답이 나온다.

옛날에 부자지간에 짚신장사를 했다. 아버지가 가르쳐준 대로 아들은 짚신을 만들었는데 웬일로 아버지 짚신은 잘 팔리는데 아들 집신은 팔리지 않는다. 이유를 몰라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어봐도 아버지는 아들에게 답을 해주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었다. 아버지는 평생 가르쳐주지 않은 짚신 비밀을 알려주는데 ‘털, 털’ 하시고 돌아가셨다. 장례를 치르고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곰곰이 생각하며 짚신을 자세히 보았다. 아버지 짚신에는 털이 없어 매끈하고 자신의 짚신에는 털이 많이 있어 거칠어 신으면 불편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부자지간에도 돈 버는 방법을 안 가르쳐주는데 돈 많이 번다고, 비싼 물건을 공짜로 준다고 하는 홍보를 많이 본다. 얼마 전에 나 자신도 사기를 당할 뻔했던 적이 있다. 코스트코에서 이메일이 와서 펴 보니 공짜로 선물을 준다고 한다. 당연히 오래된 멤버니까 줄수도 있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사이트에 들어갔다. 내가 갖고 싶어 하던 생활용품인데 엄청나게 싸게 준다는 말에 하라는 대로 하다 보니까 코스트코의 영문자가 다른 것이 보였다. Costco인데 Cotsco였다. 내 눈을 의심하고 다시 보니 확실히 다른 이름인데 알고 보니 사기였다. 그대로 내 정보를 넣고 확인을 하여 승인을 하는 순간 나의 계좌는 몽땅 털리게 되는 것이었다. 사람 사는데 공짜도 좋고 반액세일도 좋지만 사기꾼들은 인간의 허점을 노려 목적을 달성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친절하게 상대를 배려하고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자신이 필요할 때 간까지 빼줄 것 같이 하는 사람도 경계해야 한다. 사람의 눈을 속이고 귀를 막으며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고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세상이다. 주식에 전재산을 잃고 전세 사기를 당하며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해결방법이 없다. 요새는 전화로 사기 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카카오톡이 생긴 이후로는 가능하면 톡으로 소통한다. 특히나 이곳에 사는 나는 전화 올곳이 별로 없다. 정부, 은행, 의사도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기 때문에 전화통화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하루에 몇 통씩 오는 사기 전화는 전화가 알아서 걸러주는 시스템이 있다. 전화를 하고 메시지를 남기면 나중에 연락해도 되기 때문에 거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괜히 전화로 실수할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인터넷이 발달해서 세상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이 죽었다는 가짜뉴스부터 가짜와 사기가 판을 친다. 마음에 안 들면 죽이고 무시한다고 죽인다. 사람의 목숨이 하루살이 목숨같이 된 세상이다. 죄를 짓고도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철면피 같은 사람들이 많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사고와 사건은 쉴 새 없이 여기저기에서 터진다. 총을 쏘고, 죽고, 불이 나고, 교통사고가 나고, 걸어가는 사람을 죽이는 사회다. 나의 삶이 소중하면 남의 삶도 귀중하다. 혼자 잘 살기를 바라기보다 같이 잘 살자는 사회였으면 한다. 전쟁으로 죄 없는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데도 세상은 멈추지 않는다. 인간이 해결해야 하는데 서로를 반목하며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누구의 잘못이든지 무고한 사람들은 죽이지 말아야 한다. 정쟁의 목적으로 희생당하는 목숨이 낙엽처럼 뒹군다. 그들의 영혼은 갈 곳이 없다. 끊이지 않는 인류의 싸움으로 세상은 바람 잘날 없다. 11월인데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린다. 노래를 들으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 같다. 서로 돕고 서로서로 나누며 서로를 해치지 않고 배려하는 세상이면 좋겠다. 말로만 평화와 안전이 아니고 전화도 마음 놓고 받고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걸으면 좋겠다. 세상은 돌고 싶은 대로 돌고, 인생은 생각하는 대로 변한다. 좋은 생각은 행운을 만들고 욕심은 화를 부른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불고, 가고 싶은 데로 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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