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센터에서 본 연극

by Chong Sook Lee

쇼핑센터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니
참으로 각양각색이다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옷매무새도 다르다
관심거리도 다르고
걸음걸이도 다르다
그야말로
연극하는 무대 같다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물건을 입어보고
고르기도 하고
마음에 들면 산다
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걷는
사랑하는 연인도 보이고
덤덤하게
타인처럼 걷는 남녀도 있다
아기 우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어린아이들이
칭얼대면
아이스크림을 사서
주며 달랜다
금은방에서 물건을 고르고
복권집에서
행운을 사기도 하는
쇼핑몰이 사람들로
붐빈다
때가 되니까
너도나도 먹으러 간다
가게마다
줄이 길게 늘어져 있고
사람들은 차례를 기다리며
음식을 산다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먹기 바쁘고
장사들은
하나라도
더 팔아보려고
동분서주한다
하루를 살아가는
삶에 너나없이
최선을 다한다
잠깐
의자에 앉아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생을 본다
여전히
사람들은 나가고 들어오고
걷고 앉아서 쉬고
들어가서 구경하고
물건을 흥정한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이지만
어둠은 찾아오고
사람들은
집으로 가기에 바쁘다
쇼핑센터가
문을 닫는 시간이다
내일을 위한
오늘의 연극은 끝난다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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