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에 보이는 삶

by Chong Sook Lee


살인적인 추위
벽난로에
장작을 때운다
작은 불씨가
불쏘시기에
불을 붙이고
이내 장작에
불이 붙는다
빨간 불빛이
춤을 춘다
가만히 앉아서
불꽃을 본다
불속을 바라보면
생각은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그리운 아이들
지나간 날들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잃어버린 시간들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
불속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하는 마음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
불꽃은
나를 데리고
좋은 날들을 추억하고
슬픈 날들은 위로하고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은
희망하고
소망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
보고
또 보며 불속으로
빨려 들어가
불멍에 빠진다

불속을 뛰어다니는

기쁨과 슬픔이

행과 불행이

얽히고설킨 채

온몸을 태우는

우리네 삶을 닮았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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