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가는... 안개 낀 아침

by Chong Sook Lee


안개 낀 장충단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안고 울고만 있을까
지난날 이 자리에 새긴 그 이름 뚜렷이 남은 이 글씨
다시 한번 어루만지며
떠나가는 장충단공원
(배호 ‘안개 낀 장충단공원’ 1절)

(출처:인터넷)



배호의 노래가

어디선가 흘러나온다


배호는 죽었지만

노래는 영원하고

인간의 생각은
어느 시점에
영원히 머무른다
안개가
잔뜩 껴서
앞이 보이지 않는 아침
안개를 보면
배호의 노래가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고
안개 낀
장충단 공원으로 간다

기억조차 희미한
장충단 공원이
늘 안개가 끼는 것은
아닐 텐데도
안개와
장충단 공원은
동행한다
매력적인 저음의
가수 배호는
20대 후반에
세상을 떠났는데
지금도
모자를 쓰고
담배를 피우며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을
거닐고 있다
장충단 공원은
외로움과
방황 속에
괴로워하는
청춘의 마음이
머무는 곳이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도
내 마음은
젊은 그날
어느 순간의 시점에
머무른다
안개 낀 날은
삼각지도 생각나고
장충단 공원을
거닐기도 한다
세월이 흘러도
그 자리에
서 있는 기억
나는
오늘도 안개 낀
장충단 공원에 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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