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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아침나절
by
Chong Sook Lee
Jan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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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옵니다
하얀 솜 같은 눈이
춤을 춤며
세상을 날아다닙니다
가고 싶은 곳
앉고 싶은 곳으로
가서
살며시 앉습니다
지나가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내리는 눈은
파르르 떨며
땅으로
떨어
지지만
바람을
원망하지 않고
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하얀 눈송이
바람 따라
둥그런 곳에
뾰족한 곳에
네모난 곳에
가만히 앉아서
회색 하늘을 봅니다
눈발이
앞이 보이지 않게
곤두박질을 하며
비틀거립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이리저리 방황하며
갈 곳을 찾아
바람따라
가야합니다
전봇대에
홀로 앉아 있던
까치 한 마리
급하게 날아와
눈 위에 앉아서
뾰족한 부리로
눈을 찍어 먹습니다
눈은 쌓이지 않고
멈추고
내린 눈은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날리는데
길 건너
하얀 머리
노인 하나가
눈을 쓸고 있습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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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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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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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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