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되어... 바람이 되어

by Chong Sook Lee


사람이
친해지기는
시간이 걸리지만
친한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는
손바닥 뒤집듯
참으로 쉽습니다

따뜻한 말과
진실한 행동과
사랑하는 눈길이 모여

인연이 되고
사람들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가까이 다가가
친절하게 대하며
뜻을 모으고
함께 식사를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변하는 것은
앙금이 쌓이고
서운한 마음이 모이고
무심한 눈길이
서로의 마음을
갈라놓습니다

하늘에 구름은
모였다 흩어지고
바닷물은
파도 속에 섞어지고
흘러가는 강물은
막히면
돌아서 갑니다

만남과 이별은
자연의 이치를 따라
오고 가는 것
잡는다고 잡히지 않고
막는다고 막을 수 없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맞고 보내는
계절 같은 것입니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만나고 헤어지며

원망하고 후회하고

미련을 가지고

뒤돌아봐도

바람처럼 가버린 인연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멀리도

가까이도 아닌 곳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변함없이 사랑할 수 없는

세상의 모든 인연들

흐르는 물이 되어

오고 가는 바람이 되어

순응하며

감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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