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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Mar 10. 2024

몸의 말을 들으며... 운동하자



망설이다 세월이 간다. 날씨가 춥고 눈이 오면 바깥 활동이 힘들어지는 추운 겨울에는 실내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야 할 것 같아 등록을 하려고 생각을 했는데 하루이틀 미루다 보니 겨울이 지나 봄이 온다. 연말에 아이들이 왔다 뒤로 감기 걸렸는데 한번 들어온 감기가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 며칠 전에 체육관에 등록을 했다. 사람들은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명언을 만들어 낸다. 갈까 말까 할 때는 가고,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지 말고,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 말라고 한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망설이고 벼르다 보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산다. 결정을 빨리 내리고 일을 잘 저지르면 뭐라도 되는데 할까 말까 망설이면 시간만 까먹고 결국 나중에 후회를 한다.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 생각이 난다. “너희들 나중에 ‘걸’ ‘걸’ 하지 말고 지금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커서 그때 공부 할걸... 하며 후회해도 그때는 너무 늦어” 하시던 영어 선생님의 말씀이 망설일 때마다  생각이 난다. 심사숙고하여 고민하며 내린 결정도 후회를 하는데 무조건 일을 저지른다고 대수는 아니지만 살다 보면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많이 있다. 길을 가다 보면 양갈래길에서 어디를 갈까 망설여진다. 길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가보지 않으면 모르기에 망설이다가 어느 길이든 선택해야 한다. 퇴직한 후에 열심히 다니던 체육관을 코로나로 인해 다니지 않기 시작했다. 그 뒤로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숲을 찾아 산책을 하며 자연을 만나며 즐겁게  살았다. 체육관에서 만날 수 없던 것들을 숲에서 만나며 하루하루 살다 보니 세월이 갔다. 여전히 남편과 나는 자주 숲을 걸으며 운동을 하는데 갑자기 찾아온 늦추위로 눈 쌓이고 미끄러운 숲을 걷는 게 부담스러웠다. 나갈 수 없을 때 집에서 그동안 밀린 집안 살림을 하면 좋으련만 일은 하기 싫고 소파에서 뒹굴거리다 보니 너무 무료한 생각에 다시 체육관을 나가볼까 망설였다. 어차피 회원권을 사면 매일매일 갈 곳이 생겨 좋기는 한데 산책과 병행하려면 무리 일 것 같아 고민하다 회원권을 샀다. 4년 만에 가는 곳이라 약간 설레기도 하고 수영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몸이 기억을 해서 잘 놀고 왔다. 신비한 사람의 몸이 한번 배운 것은 잊히지 않는 것들이 몇 개 있다. 자전거는 오랫동안 타지 않아도 몸이 기억한다. 결혼 전에 자전거를 타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안 타다가 우연한 기회에 타 보았는데 몸이 알아서 하는 것을 본다. 무엇이든지 계속 꾸준히 하면 뭐가 돼도 된다. 할까 말까 망설이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시작을 하면 억지로라도 하게 되고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실력이 는다. 오래전, 아이들을 수영강습에 데리고 다니며 기왕이면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성인 반에 등록을 했다.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 수영이 왜 그리 어려운지 중간에 그만두고 난 후부터는 아예 나는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며 남들이 수영할 때는 부러운 눈길로 바라만 보았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수영은 생각지 못하고 살았는데 퇴직을 하고 시간이 남아 동네에 있는 수영장에 가서 운동을 하다 보니 물과 친해졌다. 수영은 못하지만 물에서 놀면서 조금씩 연습을 하며 접시물같이 얕은 물에서 빠져 죽을 뻔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용기를 잃지 않고 안전벨트를 매고 물과 놀며 유튜브를 보며 한두 가지씩 연습을 했다. 호흡조절을 못해서 물을 먹으며 쩔쩔매도 하루에 한 동작씩 연습을 하며 조금씩 이어나갔다. 수영강습을 신청하면 급하게 따라가야 하는 게 부담스러워 혼자서 천천히 하다 보니 물에서 뜨고 앞으로도 갈 수 있게 되었다. 남들이 수영하는 것을 바라보며 부러워했는데 몸이 뜨고 앞으로 가니 너무나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하기를 한 달, 두 달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깊은 물에서 수영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깊은 곳에서 수영을 하려고 하니 가슴이 뛰고 겁이 났지만 막상 깊은 물에서 수영을 해보니 얕은 물이나 깊은 물이나 수영하는 데는 별 차이가 안 난다는 것을 고 자신이 생겼다. 오히려 얕은 물보다 깊은 물이 수영기는 덜 힘들다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시작한 수영에 재미가 들려 몇 년을 열심히 다니다가 코로나로 중단했는데 이제 다시 가보니 너무 좋다. 몸이 예전과 같지 않아 욕심 내지 않고 천천히 한다. 사람의 몸은 하루하루 노쇠해 는 것을 새삼 경험한다. 지칠 줄 모르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했는데 이제는 몸을 사리며 조심하는 자신을 본다. 지나치게 하다가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나만 손해다. 무엇이든지 능력껏 해야 한다. 오랜만에 가서 움직였다고 처음 며칠은 몸이 놀랐는지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이 쑤시고 결렸는데 지금은 괜찮다. 가벼운 운동을 고 수영을 하고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몸을 담그고 사우나로 간다. 뜨겁게 몸을 데우고 나오면 몸이 개운하여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겨우내 미루다가 봄이 오는 지금에서야 시작을 했지만 좋다. 생각을 하고 행동하려면 결심이 필요하다. 산책을 다니며 자연을 는 것도, 수영을 하며 운동을 하는 것도 건강을 위한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날씨가 좋으면 숲으로 가서 산책을 하고 틈틈이 수영도 하면 된다. 시간이 될 때마다 능력껏 욕심내지 말고 하자. 어차피 몸을 위한 것이기에 몸의 말을 듣자.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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