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ng Sook Lee May 03. 2024

정겨운... 숲 속의 수다소리


며칠 동안
찌뿌둥 하던 날씨가
구름옷을 벗고 화창하다
마음까지 우울했는데
푸른 하늘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참새들이

무언가를 찍어먹는다
비 온 뒤에
땅 위를 다니는 벌레를
잡아먹나 보다
새들은 멀리서도
먹을 것이 보이는지
땅속에 있는 벌레를
잘도 잡아먹는다


눈이 오고
비가 오기를 반복하며
계곡옆에
두껍게 얼었던 얼음은 녹고
계곡물은 힘차게 흐른다
앞만 보고 흘러가는 계곡물
어디로 가는 걸까
무엇을 향해 가는 걸까
가는 곳이 어디라도
상관없이 물길 따라간다


계곡 물에서 놀던
오리 한쌍이
마른 잔디 위에 앉아서
망중한을 즐긴다


인기척을 느끼면
바로 날아가는 오리가
봄볕을 쬐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도망가는 오리에게
미안해서
살금살금 걸으니
도망가지 않는다


봄볕이 화창하고
바람도 없는 숲 속
저마다의 수다가 한창이다
새들은
여기저기서 짝을 부르고
바람은 하늘과
작은 소리로 속삭이고
다람쥐는 나뭇가지에서
재주를 넘으며
점심을 먹는다


숲 속의 향연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방불케 하고
저마다의 수다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자연 그대로의 평화를
가슴 가득히 안고
숲 속의 오솔길을 걷는다


태양과 하늘과
바람과 오리와
다람쥐와 새들이
사랑을 주고받는
자연 속에 행복이 있다


(사진:이종숙)
작가의 이전글 삶은... 지나가는 바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