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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May 04. 2024

기러기가... 대이동을 하는 날


무엇을 하던 안 하던
하루는 오고 간다
오는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도
무엇을 하며
보람되게 보내는 것도
나의 선택이다
지나간 세월 동안
무엇을 했나 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가
더 중요하다
무엇을 하며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맞고
보내는 것이 소중하다
자랑을 하기 위해
보여주기 위해
살아가기보다
자신을 위한
보람된 시간인가가
더 중요하다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하늘에
수백 마리의
기러기떼가
창공을 가로질러
날아온다
이곳에서의
삶을 위하여
날아오는 것이다
오다가 다쳐서
탈락이 되고
병에 걸려
고통에 시달리며
힘겨운 여정을
동료들과 함께하며
날아온다
그들만의 언어로
대화하며
앞서고 뒤서며
시옷자를 그리며
날아오는 기러기떼
웅장한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위대하다
삶을 위하여
민족의 대이동을 한다
살기 위하여
살아가기 위하여
돌아온 기러기가
여름을 지나
가정을 이루며
새끼를 기르고
다시 남쪽으로 가는 날
여름이 끝난다
있는 동안
터전을 잘 가꾸고
행복하게 잘 살면 좋겠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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