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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Jun 22. 2024

새벽을 품은 어둠


세상이
자꾸 낯설어진다
알던 사람은 사라지고
모르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세상은 나를 외면한다


군중 속의  
외로움이 급습하고
아는 이 없는 나는
구석으로 몰리고
하늘을 보며 독백한다


외롭지 않다
사랑을 받는다

애써 부인하며
홀로 서성이는
굽은 등위에
소외의 눈길이 꽂이는 데
들키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보이지 않는
오장육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간장과 소장, 대장이
너덜거린다


태양은 붉게 타오르고
시작된 하루는
끝나가는데
창백한 달은
하늘 중간쯤에서
빈혈을 가장한
소꿉놀이를 하고
길 잃은 이들은
별을 따라간다


어둠이 세상을
까맣게 물들이는데
알지 못하는
낯선 눈길을 피해
새벽을 향해 걷는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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