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해를 가린... 검은 구름
by
Chong Sook Lee
Jun 5. 2024
아래로
비가 온다
봄이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름 장맛비처럼
매일 비가 와서 춥다
꽃들은
제대로 피지 못한 채
시들고 떨어지고
벌은 얼씬도 못한 채
봄은 간다
여름이라도
금방 오면 좋을 텐데
이대로 가면
가을이 올 것 같은
날이 계속된다
나무들은 좋다고
두 팔을 벌리고
씩씩하게 서 있고
세상은 여전히
무심한 듯 돌아간다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서
서로를 향한
원망의 손가락질이
이어지며
상대를 죽이기에
여념이 없는 현실에
삶은
서로를 갉아먹는다
승리는 패배의 분신
승자도
패자도 없는
허망한 지구 위에서
아무것도 남지 않는
무엇을 위해
내리는 비의 선율
언제가 끝일까
(사진:이종숙)
keyword
장맛비
구름
일상에세이
69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구독자
2,876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신나는 날.. 기분 좋은 날
나가버린 잠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