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ng Sook Lee Jun 04. 2024

신나는 날.. 기분 좋은 날


하늘이 맑고 푸르다.

까치가 소나무아래에서 아침을 먹는 토끼에게 가서 말을 건다.


까치: 토끼야,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으니 우리 숲으로 가자.
토끼: 그래, 그래, 나도 그러고 싶었어.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하늘이 파랗고
바람도 없어 어딘가 가고 싶었거든.
까치: 맞아. 오늘 민들레 꽃도 만발하고 계곡에 물도 많이 흘러가니까 숲으로 가보자.


토끼와 까치가 숲 입구에 와 보니 민들레가 만발해서 세상이 노랗게 물이 들었다.

(사진:이종숙)

토끼: 어머. 세상에… 민들레 꽃이 엄청 폈어. 들판이 온통 노란 민들레 밭이야. 안 되겠어. 나는 여기서 민들레 꽃을 좀 따 가지고 갈 테니까 너 먼저 가.
까치: 나 먼저 가면 안 돼. 숲에서 길을 잃으면 큰일 나. 내가 기다릴게 따고 싶은 만큼 따.
토끼: 고마워. 하나둘셋넷다섯 ….

토끼는 열심히 민들레 꽃을 따며 앞으로 걸어간다.

토끼: 이제 됐어. 이만큼 이면 충분해.
까치: 민들레 꽃으로 무엇하려고 그러니?
토끼: 그냥. 너무 예뻐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이거 봐. 정말 예쁘지?
까치: 어머 정말 그렇게 보니 부케 같다. 딴딴 따다 딴딴 다다.
토끼: 하하하.. 결혼식이라도 하는 것 같다.
까치: 그러게. 민들레 꽃이 예쁘긴 한데 이렇게 많이 따고 보니 정말 너무 예쁘다.
토끼: 그렇지? 이제 빨리 가자. 어쩌면 다람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까치와 토끼가 다람쥐가 살고 있는 계곡옆에 큰 나무를 향해 간다. 불과 며칠 전 까지도 겨울 모습을 하고 있던 숲이 완연한 봄이다.

까치: 토끼야, 이리 와봐. 지난번에 왔을 때 없었던 길이 새로 생겼어. 사람들이 이쪽으로 많이 다니나 봐.
토끼: 그래? 정말 못 보던 길이 생겼네. 근데 늑대가 다니는 길인가.?
까치: 어머. 그럴지도 몰라. 엊그제 보니까 늑대가족이 산책을 하던데…
토끼: 얘. 우리 이러다가 늑대가 나타나면 꼼짝없이 당하는 거 아냐? 서두르자. 다람쥐한테 가서 물어보자.
까치: 그래 그래.

토끼와 까치는 급하게 다람쥐 집으로 갔는데 다람쥐가 보이지 않는다.

토끼: 다람쥐야. 다람쥐야.

아무리 찾아보아도 다람쥐는 보이지 않는다.

까치: 큰일이네. 늑대 때문에 다람쥐가 어디로 이사를 갔나 봐.

토끼: 그러게. 다람쥐가 어디를 갔을까? 그동안 못 만나서 보고 싶은데…

까치: 어쩌면 다른 데서 놀고 있는지도 몰라. 이 길로 쭉 가다 보면 만날 수도 있을 거야.

토끼: 그럴까? 그래, 오늘 날씨가 좋아서 소풍을 갔는지 몰라. 민들레 꽃이 시들어서 그냥 버릴까 봐.
까치: 아냐. 내가 가지고 갈게. 나뭇가지에 걸어서 말려놓으면 나중에 배고플 때 먹으면 돼.

토끼: 어.. 저기 다람쥐가 보인다.
다람쥐야. 너 어디 가는 길이니?
다람쥐: 얘들아. 오랜만이다. 저기 나무아래에서 놀다가 집에 가는 길이야.
토끼: 그렇구나. 우리는 네가 집에 없어서  걱정했어. 혹시 늑대 때문에 어디로 이사 간 줄 알았어.
다람쥐: 아냐. 지난번에 아기늑대와 같이 계곡옆에서 같이 놀았어.
토끼: 무슨 소리야. 늑대와 놀았다고?
다람 뒤: 응. 엄마 늑대가 멀리 가서 아기늑대하고 같이 재미있게 놀았어.
까치: 응. 그랬구나. 아기 늑대는 몰라도 엄마늑대는 조심해야 해.
다람쥐: 알아. 나도 조심해.
배고프면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늑대야.
토끼: 맞아. 늑대는 우리 같은 토끼를 보면 당장에 잡아먹어. 늑대가 이사오기 전에는 우리 친구들이 많이 있었는데 늑대가 오고부터는 무서워서 토끼들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서 살아. 우리 친구들이 이제 무서워서 숲에 오지 못해.
까치: 그렇긴 해. 요즘엔 정말 토끼 보기가 힘들어.
다람쥐: 얘들아. 여기까지 오느라고 힘들었을 텐데 우리 계곡에 가서 놀까?
토끼: 그러자. 마침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픈데 계곡에 가면 물도 있고 먹을 것도 많아.

토끼와 까치는 다람쥐를 따라 계곡으로 간다.

다람쥐: 여기가 좋다. 지난번에 내 친구들과 함께 와 본 곳인데 아늑하고 좋아. 늑대가 지나가도 우리들 못 볼 거야.
토끼: 응. 정말 좋다.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았니?
다람쥐: 응. 지난번에 친구들과 지나가며 보았는데 와서 보니 정말 좋다.

까치: 얘들아. 가만히 있어봐. 저기 엄마 늑대가 여기로 오고 있어.
토끼: 어머나. 어쩌지?
까치: 가만히 있으면 밖에서는 안 보여.
내가 나무에 올라가서 다른 데로 보낼게. 너희들은 여기에 가만히 있어.

까치: 늑대야. 너 어디 가는 길이니?
늑대: 응. 까치야. 여기서 토끼 못 봤니?
까치: 아니 못 봤어. 아까 저기 숲 입구에서 다람쥐랑 놀고 있던데?
늑대: 그래? 오늘은 내가 배가 너무 고파서 힘이 없어. 토끼를 찾아야 할 텐데 거기까지 갈 수가 없네.
까치: 그쪽으로 가고 있어. 내가 가 볼게.
늑대: 그래, 고마워, 까치야.

늑대가 힘없이 계곡을 빠져나가 언덕으로 걸어간다.

까치: 얘들아. 이제 나와도 돼.
내가 숲 입구에서 너희들이 놀고 있었다고 하니까 그쪽으로 걸어갔어.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이더라.

토끼: 고마워. 까치야. 너는 날아다니며 이것저것 볼 수 있어서 좋겠다.
까치: 응. 그래. 얘들아, 우리는 친구야. 그렇게라도 도울 수 있어 나도 좋아.  

늑대가 지나가자 토끼는 한숨을 쉰다.

토끼: 이제 내가 사는 동네로 가자.
혹시 늑대가 우리를 찾아낼까 봐 어찌나 겁이 나던지 혼났어. 우리 동네는 아무도 우리를 건드리지 않아. 사람들은 우리가 앉아 있으면 예쁘다고 사진도 찍어. 우리 동네는 풀도 많고 나무도 많아. 굳이 숲에 오지 않아도 좋아. 계곡은 없지만 사람들이 우리들 마시라고 그릇에 물도 떠 놓아. 늑대 때문에 걱정할 필요도 없고 낮잠도 편하게 잘 수 있어.

다람쥐: 그래. 토끼가 너무 놀랐나 보다. 다음에는 토끼 사는 동네로 가서 놀자.
까치: 그래. 그렇게 하자. 그래도 오늘 재미있게 놀아서 기분 좋다.
토끼: 맞아. 오늘 날씨도 좋고 민들레도 많이 피고 정말 좋은 날이었어.
까치: 그럼 나는 조금 더 있다가 갈. 혹시라도 늑대를 만나면 다른 곳으로 가보라고 할게. 너 먼저 동네로 가서 있어. 다람쥐야. 너는 토끼와 같이 동네로 갈래?
다람쥐: 응. 나도 토끼와 같이 동네로 갈 거야.
토끼: 그래, 그래. 고마워 까치야.
이따가 동네에서 만나자.

토끼는 다람쥐와 함께 숲을 빠져나와 행복한 마음으로 동네로 간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없는 날에 서로의 우정을 다짐하는 신나고 기분 좋은 날이다.



# 창작동화


(이미지 출처:인터넷)


작가의 이전글 시들은 꽃에는... 사랑이 피어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