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ng Sook Lee Jun 09. 2024

빨리 가라... 여름 감기야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감기에 걸려서
쩔쩔맨다

열이 오르내리고
골치가 아프고
코가 막히고
목이 아파서
잠을 깨 앉아 있다

어디서 왔는지
언제 갈 건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재채기에

눈물 콧물로
괴롭히고 가지 않는다

바람 따라왔는지
비를 따라왔는지
알 수 없지만
어서 하루빨리
가주면 좋겠다

오지 않기를 바라고
왔으면 빨리 가기를
바라는 감기가
내 마음을 외면한다

제발 가라
빨리 가라
온몸이 욱신욱신
쑤셔서 약을 먹는데
약에 취해 비틀비틀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어 꿈을 꾼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새벽
나를 찾아낸 감기는
나를 껴안고
가지 않는다

개도 안 걸리는
지독한 여름감기에 걸려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어쩔 줄 모르고
괴로움에
잠을 설친다

작가의 이전글 모종처럼... 사랑도 자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