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감기에 걸려서
쩔쩔맨다
열이 오르내리고
골치가 아프고
코가 막히고
목이 아파서
잠을 깨서 앉아 있다
어디서 왔는지
언제 갈 건지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재채기에
눈물 콧물로
괴롭히고 가지 않는다
바람 따라왔는지
비를 따라왔는지
알 수 없지만
어서 하루빨리
가주면 좋겠다
오지 않기를 바라고
왔으면 빨리 가기를
바라는 감기가
내 마음을 외면한다
제발 가라
빨리 가라
온몸이 욱신욱신
쑤셔서 약을 먹는데
약에 취해 비틀비틀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어 꿈을 꾼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새벽
나를 찾아낸 감기는
나를 껴안고
가지 않는다
개도 안 걸리는
지독한 여름감기에 걸려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어쩔 줄 모르고
괴로움에
잠을 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