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쌓이는... 쓰레기들

by Chong Sook Lee


새롭고
멋진 물건들이
한없이 만들어지고
세상을 채운다
헌것이 되기도 전에
새것이 나와
새것 같은 물건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쓰레기가 아닌데
쓰레기 취급을 받아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소각장으로 간다
쓰레기가 아닌
아직 쓸만한 물건들은
외면을 받고
쓰레기가 되어
들판에 쓰러져
하늘을 본다

처음 세상에 나와
사랑을 받고
비싼 돈을 내고
사가지고
쓸고 닦고 하며
애지중지하던 시간은
언제 적의 추억이다

발로 차고
던지고
결국은 가루가 되어
세상에서 사라질 운명
쓰레기로 태어나지
않았는데
쓰레기가 되기 전에
쓰레기가 된 삶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의
운명이 닮았다
쓰레기를 만들고
쓰레기를 사고
쓰레기를 버리는 세상
만들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자꾸 일어난다

물건은 쓰레기일 뿐
아무것도 아닌데
화장과 포장으로
둔갑한 세상에
버젓이 존재하는
쓰레기들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사들이는 쓰레기

들판을 덮는다


(이미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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