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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Jul 02. 2024

제멋대로 굴러가는... 세상살이


비가 온다. 밤새 오고 또 온다. 여름이 오지 않고 가을로 접어드는 것처럼 선선하다. 더운 곳은 너무 덥다고 난리인데 이곳은 덥지 않아 한여름에 반팔 한번 입지 못하고 산다. 텃밭에 있는 채소는 자라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는데 언제나 뜨거운 여름이 올지 모르겠다. 벌써 7월이 되었으니  어영부영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불면 가을이 오고 올 한 해도 갈 것이다.


계절도 계절이지만 뉴스를 통해 보는 세상은 참 힘들어 보인다. 사람 사는 게 옛날과 다르다. 인공지능이 생겨나고 정겨움도 없고 인정도 없고 온기도 없다. 사람과 하던 통화가 기계와 하게 되고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기계와 소통하다 보면 인간도 어쩔 수 없이 기계화가 될 것 같다.


세계가 몸살을 않는다. 전쟁과 폭염과 홍수로 사람들의 삶이 망가진다. 살기 위한 것인지 죽기 위한 것인지 모른다. 자연재해는 그렇다 치고 인간들은 땅따먹기와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간다. 밥 세끼 먹고 옷 입고 편안히 잘 곳이 있으면 되는데 싸움이 끝나지 않는다. 나라마다 문제가 끊임없이 생겨나 다치고 죽는 인명피해가 많다.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 일지 모른다. 세상이 있는 것을 다 가져야 싸움이 끝날 것처럼 남의 것을 빼앗기 위해 투쟁한다. 더 많이 갖기 위해,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정치인들은 집권당을 지키고 빼앗기 위해 불철주야 갖은 노력을 한다. 국민들은 못살겠다고 난리고 노동자들은 돈을 더 달라고 한다. 조합들은 일을 하지 않으며 버티고 의사들은 환자를 몰라라 한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을 위해 사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투쟁하고 싸워서 얻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조금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라는 말을 앞세우며 하는 행동인데 아무런 진전이 없이 서민들만 피해를 입는다. 서로가 기싸움을 하며 얻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나쁜 것은 보고 참을 수 있어도 싫은 것은 못 참는다는 어불성설 같은 말을 하며 사방을 막는다.


사회를 좀먹고 썩는 것은 상관없고 당장 싫다는 감정으로 일을 못하게 막는 것이다. 세계 뉴스를 보면 평화는 말뿐이고 요원한 꿈이다. 전쟁을 위한 전쟁인지 평화를 위한 전쟁인지 모른다. 같이 사는 게 아니고 상대를 짓밟아야 사는 사회가 되었다. 자신만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눈과 귀를 막고 입으로 마구 쏟아내는 말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잘 살면 무엇하고 높이 올라가면 어쩔 건지 모르지만 결국엔 옷 한 벌 입고 가는 인간들의 싸움은 처절하다. 역사 이래 싸움은 계속되어 왔고 앞으로도 이어지는 전쟁과 평화의 놀이다. 어느 한쪽이 죽어야 끝나는 싸움이 아니고 또 다른 싸움이 생겨난다. 한번 발을 들인 싸움의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기란 쉽지 않다. 그 싸움은 자손 대대로 이어지며 순간순간 철저한 복수의 칼날을 간다.


내일의 승리를 위해 오늘을 산다.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목숨을 건다. 평화를 위함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죽음을 자초하 위해 싸울 뿐이다. 정의가 사라진 사회에 정의 구현이란 없다. 남을 헐뜯고 비방해야만 살아남는 사회는 누구를 위한 사회일지 의문이 간다. 인성이 없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경쟁과 패만 존재하는 현실에 진실은 묻히고 침묵은 고인 물과 같다.


보복이 두려워할 말을 못 하는 사회는 썩어간다. 거짓과 위선이 만연하는 현실 속에 잘못된 역사는 누가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삶은 답이 없지만 잘못된 길을 가다 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늪과 같다. 비는 여전히 온다. 비가 그치면 또 다른 구름이 하늘을 덮고 바람을 불러올 것이다. 바람과 구름과 비가 세상을 만들고 세상 속으로 돌아다닌다.

사람들은 잘하면 잘못한다고 하고 잘못하면 잘한다고 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출지 모르겠다. 사람마다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기에 헷갈리지만 어려울 것 없다. 내가 보는 세상으로 살아가면 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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