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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며... 천국 구경을 한다

by Chong Sook Lee


야금야금
사라져 가는 기억력

알던 것도
모르던 것도
남지 않은 텅 빈
머릿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기억해야 할 것은
없어지고
잊어야 할 것은
남아서 휘젓고 다닌다

어제의 삶은
지워지고
반세기 전의 일은
어제일처럼
또렷하게 생각난다

카페인인지
부정맥인지
가슴을 뛰게 하지만
살아있는지
죽어가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사그라드는
삭신이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고
피곤하지도 않은데
누워서 눈을 감는다

죽으면
실컷 잘 텐데
왜 죽는 연습을 하는지
눈을 감으면
어젯밤에 꾼 꿈을 좇아
꿈나라를 간다

꿈나라는
어쩌면 천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을 떠보니
세상은 변하지 않고
대낮에 개 꿈을 꾼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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