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by
Chong Sook Lee
Jul 4. 2024
아래로
고요한 밤
지붕을 때리는
여름비가
밤새도록 내리고
시계소리는
침묵을 깬다
잠은 이미
나를 떠나 멀리 가고
나는 어두운 밤에
눈을 감고
나간 잠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한번 나간 잠은
돌아오지 않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일어나 불을 켜고
창밖을 본다
칠흑 같은 어둠에
세상은 고요히 잠들어
오가는 이 없고
가로등은 허리를
곧게 펴고
동네를 밝힌다
심심해서
괜히 짖어대던
개들도
깊은 잠이 들어
동네는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지구가 된다
허탈과 유혹이
오가는 한밤중에
나간 잠이 돌아오기를
체념하고 외면한 채
하얀 밤을 밝힌다
어제의 나는 가고
오늘의
내가 태어나는
어둠 속에서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는 서성인다
keyword
어둠
나
불면증
64
댓글
1
댓글
1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구독자
2,879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꿈을 꾸며... 천국 구경을 한다
근심 걱정은... 바람에 실려 보내자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