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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Jul 01. 2024

꽃처럼... 피고 지는 인생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화로운 주일 아침
새들도
늦잠을 자는지
잠꼬대 소리만 들린다

밤새 무엇을 했는지
아침부터
소나무아래서
꾸벅꾸벅 졸던 토끼가
인기척을 느끼고
꽁지가 빠져라고
건넛집 마당으로
급하게 뛰어간다

차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
조용한 동네
집집마다
뜰에 피어나는
꽃들이 봐 달라고
애교를 부리며
흔들거린다

사람들은
평화를 외치며
전쟁을 하는데
자연은
싸우지 않고
순서를 기다리며
피고 진다

진실을 앞세운
거짓과 위선은

끝나지 않고
비방과 유로
상대를 죽여야만
살 수 있는 세상에
생과 사를 오간다

그저
때가 되면 피었다가
지는 꽃처럼
살 수는 없는지
피고 지는 꽃 같은
인생살이
곱게 피어 웃다가
슬그머니 시들어
떨어지는 꽃 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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