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뜬구름 같은... 우리네 인생

by Chong Sook Lee


목마른 대지가
밤새 내린 비로
갈증을 해소합니다


기상 천외의 폭염이
계속되어
메말라가는 지구에
내리는 비는
세상을 다시
푸르르게 합니다


비와 바람과
구름과 태양이
번갈아 가며

인간들이
망각하지 않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줍니다


산불이 나서
집을 떠나는 사람들
홍수가 나서
집이 잠긴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
오라는 비가 오지 않아
땅이 갈라져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곳에 사는

처절한 인간들의 몸부림


하늘의 부름으로
태어나

시간이 다되면 온 곳으로
돌아가는 인생살이
어제는 비가 와도

오늘은 모르는 것

뜬구름 같은

우리네 인생입니다


하루종일 온다는

기상예보와는 달리

햇살이 방긋 웃으며

세상을 내려쬐는 오후

비 온 흔적도 없이

활짝 핀 꽃들이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립니다


(사진:이종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