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계속되더니 산불이 나기 시작한다 130여 개의 산불 중에 50여 개의 산불이 잡히지 않는다는 뉴스가 뜬다 주민들은 대피를 하며 동네를 향해 번지는 불길을
망연히 바라보며 황망한 발길을 돌린다 집이 타고 동네가 화마에 주저앉는 모습을 보며 떠나야 하는 처절한 시간 자연의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기 에는 너무 황당하다 고국은 물난리로 전부 잠겨가고 이곳은 불난리로 모든 것이 타버리는 현실 물과 불이 세상을 덮치고 삶을 잃은 사람들은 삶을 찾아 떠난다 웃음이 넘치던 마을에 통곡의 소리가 들리고 고개를 떨구며 고이는 뜨거운 눈물이 마른땅에 떨어진다 간절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염원하는 소리는 허공에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