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버릴 물건과 함께 넣는 내 마음
by
Chong Sook Lee
Aug 14. 2024
아래로
생각은 바쁜데
몸은 가만히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해야 할 것들은
눈에 보인다
별것 아닌 것에
신경을 쓰며
걱정을 사서 한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되는데
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마음만 바쁘다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누워있는데
가만히 보면
그리 필요하지도 않은데
제 자리라고
큰 대자로 누워있다
없어도 되는데
왜 사다 놓았는지
생각도 안나는 물건들
이리저리 옮겨놓으며
혼잣말로 투덜댄다
정신없이 살아온 날들이
이제는
기억조차 없는데
가는 길에는
어제의 물건들이
발목을 잡는다
치고 또 치워도
자꾸만 나오는
버려야 할 물건들
하루 하나씩
버리려는 결심도
무너진 지 오래
눈에 보이는
빈 상자 안에
하나둘 집어넣으며
내 마음도 함께
넣어본다
다시는 열지 않을 것처럼…
(사진:이종숙)
keyword
마음
정리용품
일상에세이
63
댓글
1
댓글
1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구독자
2,875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마음대로... 오고 가는 세월
바람아... 세차게 불어다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