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봄처럼... 여름도 간다
by
Chong Sook Lee
Aug 26. 2024
밤에 내린 비가
흔적조차 없이
바짝 말라
어젯밤의 일을
전혀 모른 채
하늘은 총명하고
세상은 조용하다
바람
은
늦잠을 자고
나뭇잎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름조차
숨어버린 파란 하늘에
새 한 마리가
어디론가
힘차게 날아가고
어디서 날아온
하얀 나비가
늦게 핀 호박꽃에
살며시 앉아있다
나비를 보면
생각나는
그리운 사람들
먼저 가고
나중 가며
서로 만나는 날을
기약하는
세월이 가고
봄처럼 여름도 간다
어제의 나는
밤새 내린 비처럼
보이지 않고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허리굽은 노송처럼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오늘을 산다
(사진:이종숙)
keyword
하늘
여름
흔적
66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Chong Sook Lee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Chong Sook Lee의 브런치입니다. 글밭에 글을 씁니다. 봄 여름을 이야기하고 가을과 겨울을 만납니다. 어제와 오늘을 쓰고 내일을 거둡니다. 작으나 소중함을 알아갑니다.
구독자
2,875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사랑으로 살다가... 천국 가신 장로님
놀고먹고... 세상 편한 백수 생활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