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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Oct 08. 2024

새로운 하늘... 새로운 하루


아침 하늘이
무지개가 핀 듯이
알록달록하다
연분홍색
연하늘색과
연노랑색이
얇게 번진 하늘은
그림처럼 아름답다


까마귀 한 마리가
전나무 꼭대기에 앉아
아침 인사를 하며
목청을 높인다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은
온통 새로운 것들 투성이다
나무는 더 많이 물이 들고
열매는 더 빨갛게 익어간다


오래전
하루종일 내리던 가을비로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다 떨어

루사이에 나목이 되었던
나무가 올해는
아직도 많은 이파리를
매달고 건장한 모습으로
앞뜰을 지키고 있다


가을이 너무 빨리 와서
빨리 갈 줄 알았는데
참 좋은 가을이다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고
들판에 갔던 새들도
돌아와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며
재롱을 떤다


며칠 전
숲에서 새 떼를 만났는데
처음 보는 새들
까치보다는 작고
참새보다는 큰 새가
얼굴은 진청색으로
나무를 오르내리며
열매인지 벌레인지를
열심히 먹는 것을 보았다


한두 마리가 아니고
백여 마리는 넘을 듯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데
너무 많으니까 겁이 났다.
먹을 게 많아
먹느라고 정신이 없어
사람이 지나가도
상관하지 않는다


겨울이 다가오니
배를 채우고
어딘가 멀리 여행을
가려고 하나 본데

아무리 멀리 간다 해도
먹을 것을 담는 주머니가
있지 않고서는
먹는 것도 한도가 있을 텐데
정말

무섭게 먹던 모습이 생각난다


아침해가 떠오르

무지개색 하늘이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되어

로운 하루를 연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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