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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Oct 11. 2024

꽃처럼... 피어나는 오리들의 우정


동네 한가운데에 호수가 있다. 호수에는 여러 마리의 오리가 헤엄을 친다. 다리가 아픈 오리 한 마리가 호수로 가서 헤엄치는데 처음 온 오리라고 아무도 아는 체를 안 한다. 다리 아픈 오리는 홀로 구석에서 다리를 움직여 본다. 살아온 날이 길어지다 보니 안 아픈 곳이 없어 왔는데 모두들 외면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리를 흔들며 운동을 하는데 멀리 있던 오리 한 마리가 가까이 온다.

하얀 오리: 너 오늘 처음 왔구나?

노란 오리: 응. 다리가 아파서 한번 와봤는데 아는 오리가 없어서 혼자 노는 거야.


하얀 오리: 그래? 그럼 나하고 놀자.

노란 오리: 그래. 나와 아주면 고맙고.

하얀 오리: 고맙긴 뭐가 고마워. 이렇게 만나서 친구가 되는 거지.

노란 오리: 너는 언제부터 이곳에 오기 시작했니?

하얀 오리: 응. 나는 지난달부터 오기 시작했는데 거의 매일 오니까 다른 오리들과 금방 친구가 되었어. 너도 자주 나와서 우리 모두 같이 놀면 돼.

노란 오리: 그렇구나.

하얀 오리와 노란 오리가 이야기하는데 검은 오리 하나가 다가온다.

하얀 오리: 얘. 검은 오리야. 이리 와봐.
오늘 처음 이곳에 온 노란 오리야. 다리가 아파서 헤엄을 치면 나을까 해서 왔대. 너 헤엄 잘 치니까 잘 가르쳐주면 좋겠다.

검은 오리: 그래? 그건 문제없지. 내가 가르치는 것은 선수지. 다리를 다친 거야?

노란 오리: 다친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아파. 걸으면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어.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서 한번 와 봤어.

검은 오리: 아 그렇구나.
그러면 다리를 펴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몸을 돌봐. 처음이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해.

노란 오리: 응. 이렇게?

노란 오리는 다리를 쳤다 구부렸다 하며 검은 오리가 하는 대로 따라 한다.

검은 오리: 응. 그래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정말 잘한다. 처음에는 힘들어도 자꾸 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어렵지 않아.

노란 오리: 근데 물에 빠질까 봐 겁이 나. 한동안 헤엄을 안 했더니 몸이 둔해졌어.

검은 오리: 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천천히 하면 돼. 오리들은 절대로 물에 빠지지 않아. 네가 다리가 아파서 겁이 나는 모양인데 절대 겁먹을 것 없어.

노란 오리: 알았어.

노란 오리는 자신을 갖고 열심히 연습을 했다. 호수에는 빨간 오리와  검은 오리도 있고, 하얀 오리와 초록 오리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헤엄치며 저희들끼리 이야기하며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다. 무슨 재미있는 일이 많은지 헤엄을 치지 않고 옆에 모여 수다를 떤다. 노란 오리는 친구가 많은 오리들이  부러웠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하고 들어보니 사냥꾼 이야기를 하며 헤엄을 잘 쳐서 살아남은 무용 담을 자랑한다.

초록 오리: 지난번에 숲 속에 가서 노는데 갑자기 총을 든 남자가 나타났는데 도망갈 곳이 없어서 물속 깊은 곳으로 헤엄을 쳐서 살았어.

빨간 오리: 어머나. 정말 큰일 날 뻔했구나. 그래서 아무 일은 없었어?
다른 친구들은 다치지 않았어?

초록 오리 : 다행히 계곡 옆에 움푹 들어간 곳이 있어서 그곳에 숨었어. 사냥꾼들이 모르는 곳이라 아무도 다치지 않았어.

빨간 오리: 세상에… 사냥꾼들이 가을이면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며 총질을 하는 바람에 무서워.

초록 오리: 맞아. 가을에는 오리가 살이 찌고 먹을 게 많아서인지 사람들이 오리 사냥을 많이 해.

하얀 오리: 정말 놀랐겠구나. 나도 지난번에 한번 혼나고 다시는 숲에 혼자 가지 않아. 심심할 때 동네 안에 있는 이 호수로 오면 위험하지 않아.

빨간 오리: 하얀 오리 말이 맞아. 친절한 동네 사람들이 우리를 예뻐하고 사냥꾼들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서 안전해.

노란 오리: 그랬구나. 너희들 이야기 들어보니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괜히 멋 모르고 계곡에 갔다가 죽은 오리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지만 설마 했는데 정말이구나.

하얀 오리: 얘들아. 이 노란 오리는 오늘 여기에 처음으로 왔대. 다리가 아파서 운동하러 왔는데 검은 오리가 운동하는 법을 잘 가르쳐 주었어.

빨간 오리: 그렇구나. 나도 지난봄에 발을 삐끗해서 많이 아파 고생했는데 해엄을 치며 운동을 하니까 지금은 다 나았어. 너도 곧 좋아질 거야.

노란 오리: 응.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
처음 와서 아무도 아는 체를 안 하고 외면해서 조금은 쓸쓸했는데 너희들 모두 이렇게 반겨주니 힘이 나.
너무너무 고마워.

오리들: 무슨 소리야.
우리 모두 다 같은 오리들이야.
세상에 잘나고 못난 오리는 없어. 우리 모두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야.

노란 오리: 고맙다. 아침에 다리가 너무 아파서 올까 말까 망설이다 왔는데 친절한 너희들을 만나서 너무 좋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오리야.

하얀 오리: 이곳은 동네 호수라서 아침에는 아주 조용해. 어른들은 일하고, 아이들은 학교를 가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면 한가해서 정말 좋아.

빨간 오리: 맞아. 지난번에 한번 저녁때 왔는데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다시는 안 오려고 했어. 그러다 아침에 한번 와보니 이렇게 한가롭고 좋을 수가 없어.

초록 오리: 이렇게 와서 운동하며 친구들과 이야기하니 정말 좋다. 오늘 노란 오리가 처음 온 기념으로 우리 모두 같이 가까운 계곡으로 나들이 갈까?

검은 오리: 계곡? 사냥꾼들이 많은 요즘에 위험한 것 아니야?

하얀 오리: 아니야. 비밀 장소가 있어.
숲 속에서 놀다가 우연히 찾은 곳인데 위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동굴옆에 물이 예쁘게 흐르는 곳이 있어.
나만 아는 곳인데 너희들도 같이 가서 같이 놀면 좋을 것 같아.

노란 오리: 정말? 나도 가보고 싶어.
다리가 아프지만 너희들과 같이 가면 아픈 다리도 다 나올 것 같아.

검은 오리: 그래. 우리 모두 가자. 바로 옆에 있는 숲이니까 그리 멀지 않아. 리 모두 오늘 처음 온 노란 오리 환영식을 그곳에서 하자.


오리들: 그래 그래. 아주 좋은 생각이야.

오리들은 날개를 펴고 계곡에 있는 비밀장소를 향해 날아간다. 하늘은 푸르고 나무들은 곱게 단풍이 들어 있다. 노란 오리는 생각지 않은 친구들을 만난 기쁨에 너무나 행복하여 새로 만난 친구들과 함께 푸르른 창공을 힘껏 날아간다. 오리들의 우정이 꽃처럼 피어난다.

(아마지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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