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ng Sook Lee Oct 13. 2024

어젯밤에... 다녀온 이상한 꿈나라


시장에 갔다.

엄마와 남동생과 함께 사람들로 꽉 찬

시장 안을 구경하며 걸어가는데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친구를 만났다.

동생과 엄마가 옆에 있으려니 생각하며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와 보니 남동생은 보이지 않고

엄마의 뒷모습만 보인다.

엄마 뒤를 따라가고 있는데

이제는 동생도 엄마도 안 보인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아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전화번호가 뜨지 않는다.

전화를 손에 들고

급히 찾으러 가는데

어린아이가 자꾸 전화를 달라고

길을 막고 칭얼댄다.

전화를 주면 안 된다고 하니까

계속 따라다니고

옆에 서 있는 중년 남자가

나를 가로막으며

애한테 전화를 주라고 해서

뿌리치며 도망치듯

다른 길로 엄마를 찾으러 갔다.

그 길은 그전 꿈에도 갔던 길인데

그전에는 낭떠러지라서

무서워서 다른 길로 갔는데

이번에는 나무 계단으로

가파르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래서 내려가보려고 하는데

신발을 안 신고 양말만 신어서 인지

나무 계단을 내려가는데

너무 미끄러워서

몇 계단 내려가다 다시 올라왔다.

많은 사람들이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분명히 계단으로 내려갔으면

엄마와 동생을 만날 수 있었는데

도저히 내려갈 수 없어

다시 계단 위로 올라갔다.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엄마도 동생도 찾을 수가 없어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길은 아는 길인데

어디로 갈지 몰라 한참을 헤매고

엄마와 동생은 사라진 상태에

어딘지 알 수 없는 길을 걸으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했다.


이미 돌아가신 엄마와

죽은 동생을 만난 꿈인데

생시처럼 시장을 걸어가며

어딘가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사라져 꿈을 깨고 나니

허망한 생각이 든다.

꿈이란 정말 무엇일까?

전화번호가 뜨지 않아

전화를 하지 못하고

신발을 잃어버려

미끄러운 계단을 내려가지 못해

그들을 쫓아가지 못해 안달을 했다.

내가 가야 할 길을

방해하던 아이들과

중년 남자는

왜 길을 막고 나를 방해했을까?

그냥 가게 했으면

나는 어디로 갔을까?

엄마와 동생을 만날 수 있었을까?

그토록 보고 싶은 엄마와 남동생인데

꿈속에서 가는 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걸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말이 맞는지

옆에 가면서 아무런 대화 없이

걸은 것이 이제야 생각이 난다.


(사진:이종숙)


작가의 이전글 인연으로... 이어지는 삶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