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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도록... 찬란한 가을날

by Chong Sook Lee


바람이 부는 대로
힘없이 떨어진 낙엽이
여기저기 뒹굴어 다니고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갈지 모르고

바람 따라
모였다 흩어집니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메마른 단풍잎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이리저리 춤을
떨어져 바닥에 누워서
파란 하늘을 봅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고 채여
부서지고 으스러져도
지나간 날들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미련도 후회도 없는

달콤한 포옹을 합니다


기쁘게 떠나
새로운 봄을 맞을
희망으로
가슴 벅찬 가을날
함께 가는
친구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비바람 눈보라 가
무섭고 두려웠던 날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 깊이 간직하며
새털보다
더 가벼운 몸이 되어
바람 따라 날아갑니다


머물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어도
사랑하는 친구들과의
동행 속에
기쁨으로 충만한

행복한 가을날입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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