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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ng Sook Lee Oct 23. 2024

지나고 보니... 꽃길


꽃이 피고
꽃이 지더니
어느새
낙엽이 진다

세월 따라
살아온 길이
힘들고 고단했지만
지나고 보니
꽃길이었다

연두색
새이파리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바람에 흔들리던
어느 봄날의 행복

녹음 우거진
한 여름의 정렬

사라진 지 오래
짧은 가을낮이
수줍은 듯
어둠을 받아들이고
계절을 마감하는 시간

떨어질 힘조차 없어
말라붙은 그대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메마른
누런 단풍잎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
살아있음이 고마운
어느 가을날

가슴 설레는
날은 아니더라도
익어가는 단감의
꿀맛 같은 추억
긴 밤에
이야기 나눌
사람이 있어 행복한 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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