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ng Sook Lee Oct 31. 2024

사는 재미... 버리는 재미


필요한 물건인 줄 알고
산 물건이
고스란히 서랍에
누워서 자고 있다
사고 싶은 마음에
사다 놓고
쓰지 않고 보관하며
세월이 간다

좋아해서
사다 놓은 물건이
몇 번 쓰지도 않고
뒹굴어 다니다가
구석에 처박혀
먼지만 쌓여간다

먹고 입고
잠잘 곳이 있으면
되는데
쓰지도 않는
수많은 물건들이
여기저기 꽉꽉 차 있고
자리만 차지한 세월

오늘 내가
당장 세상에서
사라지면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물건들
하나둘 사다 놓고
기뻐한 만큼
버리는 마음도
통쾌한 날이 온다

지구가 넘치는
수많은 쓰레기가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는데
더 많은 물건들이
한없이 만들어져
쏟아져 나오는 세상

필요 없어도
만들고 사는 재미에
지구는 땀을 흘리고
강은 막히고
바다는 뜨거워지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자연재해로
희생되는 지구상의 삶


(사진:이종숙)
작가의 이전글 서운하면... 남이 되는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