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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지 않아도 만나는 행복

by Chong Sook Lee


모든 것이
편리하고 충족하여
더 나은
세상이 되는 줄 알았는데
부족하던
옛날이 그립다고 한다

가진 게 별로 없어도
행복하던 시절
희망과 꿈이 있어
설레고 떨리던 시절
이제
그런 시절은 없다고 한다

갖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지고 있어도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살아도
그때의
순수하던 행복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가 짧아서
잠을 설치며 살았는데
하루가 너무 길고
할 일은 많아도
내일로 미루며
심심하다고
투덜대는 사람들

행복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며
보이지 않는 행복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막상
떠나보면
행복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머리에도
가슴에도
찾을 수 없는
행복을 찾기 위해
방황하는 발길들

행복은
피어나는
따스한 햇살에 있고
스치며 지나가는
부드러운 바람에 있고
평화롭게
모이고 흩어지는
뭉게구름에 있다

추운 겨울에
빨간 꽃으로
뒤뜰을 지키며
새들이 놀러 와서
고운 소리로 노래 부르는
마가목 나무에
행복이 피어난다

순수한 눈으로 보면

가슴에

피어나는 행복
만질 수 없지만
보면 볼수록 좋고
살아가는 힘을 주는
신비한 행복은

우리들 마음 안에 있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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