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가고 싶은 대로 분다

by Chong Sook Lee


사막이 아닌데
모래에 서서
모래바람과
싸우는지 모르겠다


알던 사람이
타인이 되어 외면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서일까?
분노할 필요도,
화낼 가치도 없지만
역겨워진다


어제의 달콤한
사랑의 언약은 사라지고
타인이 되어
얼어붙은 사람들
그들은 누구인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희미한 기억조차
부끄러운 존재들
분노조차 아깝다


밟히면서도
가는 길을 멈추지 않고
비틀거리며
목적지를 향하는
개미가 없으면
지구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들어라
그들의 외침을…
보아라
몰려드는 이들의
뜨거움을…
일어나 터져 나오는
함성이 들린다


책 속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다시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면
정답이 있거늘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불고

가고 싶은 대로 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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