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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대로 하는... 철없는 자연

by Chong Sook Lee


고집스러운 겨울이

심술을 부린다


폭설 예보가 뜨고
하루 종일 내리고
밤새 내린 눈이
언제까지 내릴지
그칠 줄 모른다

바람이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는 모습이
바라보는 것도
어지럽다

내린 눈이 날리고
오는 눈이
바람 따라 비틀거리며
앉을자리를
찾아 헤맨다

어지러운 세상에
눈이 오고
지붕 위에
쌓였던 눈이
쏟아져 내려오고
바람까지 불어대니
심란하다

어두운 회색 하늘
얼마나 많은 눈이
있는 것인지
내리고 또 내리는데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하늘

오고 싶은 눈은
막을 수 없고
불고 싶은 바람도
잡을 수 없으니
눈이 그칠 때까지
바람이 잠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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