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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서 만난 평화

by Chong Sook Lee


곱게 내려앉은
하얀 눈에게
지나가는 바람이
살며시 다가가
속삭이는
숲 속의 평화로운 아침

아무도 걷지 않은
눈 내린 숲 길
걸어가는 발자국이
하늘을 보며
행복한 듯
살며시 웃는다

봄여름가을이
지나간 자리에는
흔적이 없고
나뭇잎은
다 떨어졌어도
찬란하던 시간들은
가슴에 남아
재회를 기다리는
시간들

바람이
잠자는 눈을 깨어
계곡옆으로
데리고 가
얼음 속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려주며
봄소식을 알린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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