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가려고
발버둥 쳐도
겨울은 가야 하고
봄은 와야 한다
싫어도 가야 하는 겨울
바람 타고
땅속으로 오는 봄을
막을 수 없다
영하 20도의
강추위가 계속되어도
길어지는 낮은
꽁꽁 얼은
지붕 위의 눈을 녹이고
남쪽을 향한 땅에는
조금씩 얼굴이 보인다
추워 추워하며
봄을 맞고
예뻐 예뻐하며
여름을 맞는다
더워 더워하며
가을을 맞고
멋져 멋져하며
겨울을 맞고 보내기를
수십 번 하며
보내는 인생
청춘만큼은
아니더라도
노년도
아름다운 것을
비로소 알게 된 나이
봄처럼 피어나고
여름처럼 강렬하게
가을처럼 아름답게
겨울처럼
고요하게 익어가는 인생
지난 세월도
오는 세월도
보이지 않으니
지금의 나를
마음껏 사랑하며 살자
사랑하는 오늘은
어제가 되고
희망하는 내일은
오늘이 되는 것
세월 따라
계절 따라 살다 보면
마음 가득한 사랑으로
추억 속에 사는
오늘은
우리 모두의 축제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