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세상
시계소리만 들린다
잠이 깨어
잠이 오기를
기다리다 나와 앉아
핸드폰으로
세상을 둘러본다
아무것도
남지 않지만 눈으로
바라보면
잠이 올 것 같아
이것저것 보는데
한번 나간 잠은
돌아오지 않는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달은 가로등과
추억을 이야기한다
바람조차 없는 깜깜한 밤
아무도 깨어있지 않고
꿈나라 여행 중인데
나만 홀로
잠 못 이루고 앉아있다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맞는 시간
시계는
뒤돌아 보지 않고
여전히 앞으로만 간다
며칠
정리하지 않은 방이
헝클어진 머리처럼
정신이 없는데
손하나도
까딱하고 싶지 않아
그냥 늘어놓고 산다
애지중지하며
모으고 쌓은 것들
다 버리고 갈지라도
소중한 마음이 있어
끼고 사는 데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에
연연하며 살던 날들이
생각나서 웃어 본다
삶은
말없이 오고 가는
바람이고 구름이다
잠시도
가만히 잊지 않고
새로운 선물로
날마다 설레게 하는
우리네 인생길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생각은 바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