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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대로, 마음대로... 부는 바람

by Chong Sook Lee


지나간 세월
돌아오지 않는 세월이
어쩌다
기억을 파고들며
새삼스레 생각난다

좋아하던 사람
친하던 친구
가지고 있던 물건
사라지고 없어진
시간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다가
어느 순간 찾아온다

비바람
눈보라가 세상을
휩쓸어도
해가 뜨면
다시 본연으로 돌아가듯
그리움도
추억도 잠시 다녀가는
생각의 흐름

바람이 불면
가슴속에 살던
기억들이 용솟음치며
되살아나고
꽃이 피면
눈부시게 화사한
날들이 피어나는 것

기쁨에는 슬픔도 나오고
슬픔에는
기쁨도 가려지는 것
갖기 위해 쌓아온 성
가지고 있는 것은
또 다른 짐이 되어
어깨를 짓누른다

빈손으로 왔다가는
우리네 인생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올 것은 오고
지키려 하지 않아도
남을 것은 남는다

간절히 바라고
애타게 원해도
바람은
제멋대로 불고
계절은
마음대로 머물다 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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