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태양은
여전히 뜨고 지고
구름과 바람이
숨바꼭질하며
계절을 바꾸어 놓는다
숫자에 불과하다는
나이는 점점 많아지고
능력의 한계는
나날이 줄어드는데
철없는 세상은
혼자 잘났다고
사람들을 겁준다
어디를 가는 것도
누구를 만나는 것도
무엇을 하는 것도
어설픈 세상
손에 익지 않은
작은 일도
녹록지 않아
망설이고 고민한다
해보면 별것 아닌데
새로운 것들이
나올 때마다
움츠러드는 나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겁먹지 말라고 해도
자꾸만
낯설어지는 세상
무엇을 하며
어떤 모습으로
언제까지 살다 갈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할 줄 아는 것들은
자꾸 잊어버리고
새로운 것들은
모르는 것투성이
살얼음판 같은
나날이 오고 가는데
오직 하나
바라는 것은
건강하게 살다가
소리 없이
날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