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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망 하나... 가지고 산다

by Chong Sook Lee


변함없이 태양은
여전히 뜨고 지고
구름과 바람이
숨바꼭질하며
계절을 바꾸어 놓는다

숫자에 불과하다는
나이는 점점 많아지고
능력의 한계는
나날이 줄어드는데
철없는 세상은
혼자 잘났다고
사람들을 겁준다

어디를 가는 것도
누구를 만나는 것도
무엇을 하는 것도
어설픈 세상
손에 익지 않은
작은 일도
녹록지 않아
망설이고 고민한다

해보면 별것 아닌데
새로운 것들이
나올 때마다
움츠러드는 나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겁먹지 말라고 해도
자꾸만
낯설어지는 세상

무엇을 하며
어떤 모습으로
언제까지 살다 갈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할 줄 아는 것들은
자꾸 잊어버리고
새로운 것들은
모르는 것투성이

살얼음판 같은
나날이 오고 가는데
오직 하나
바라는 것은
건강하게 살다가
소리 없이
날아가는 것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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