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숨죽이고
오늘을 기다리던 봄
살그머니 피어나
싱그러운 미소를 띠고
다가서며
연녹색의 이파리로
살며시 고개를 든다
파란 하늘아래
땅을 뚫고 나오며
새들의 노래로
사랑스러운 아기의
해맑은 웃음으로
부드러운 바람 따라
희망을 속삭이는 봄
오지 않을 것 같더니
어느새
세상에 피어나
우리를 반기는 봄
마른 가지 사이에서
얼음아래에서
죽은 듯이 봄을
준비했나 보다
그리워하는 마음을
알았나 보다
봄이 안 온다고
투정하는 소리를
들었나 보다
꽃을 피우고
바람을 재우느라
시간이 걸렸나 보다
그것도 모르고
짜증 내는 우리
시간이 되면
피어나는 봄이
기다리다
지친 우리네 모습을
끌어안으며
다가와서
활짝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