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햇살이
쏟아지던 오후
무엇이 하늘을
화나게 했는지
갑자기 나타난
소나기 부대는
먹구름과
비바람을 데리고
천둥 번개와 함께
세상을 점령한다
굵은 빗방울이
마른땅으로
무섭게 떨어지고
바람은
미친 듯이 불어대며
나무들은 반항하며
온몸을 흔들며 춤을 춘다
빗살은
점점 커지고
세찬 바람과 함께
유리창을 때리고
세상을 적신다
순식간에
흠뻑 젖은 길에
도랑이 생기고
도랑물은
하수구를 향해 돌진한다
하늘이 노한 것인지
비가 성난 것인지
바람과 구름과 비가
세상을 휘저으며
한바탕 난리를 핀
세상은 온통 물바다
검은 구름이
흰 옷으로 갈아입고
마지마 남은 물폭탄을
쏟아붓더니
서쪽 하늘이 밝아온다
소나기는 멈추고
바람은 떠나고
나무들은 춤을 멈추며
세상은
다시 평온을 되찾고
하늘은
고운 햇살을 내놓으며
방긋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