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다녀간... 소나기 방문

by Chong Sook Lee


파란 하늘에
구름 몇 조각이
한가롭게 흘러간다
구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아무것도 없던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하나 둘 모여들고
하늘을 덮으면
심술궂은 먹구름도
덩달아 달려와서
같이 놀자고 한다

먹구름은
바람을 초대하고
비를 만들어
세상에 뿌리며
천둥 번개로
박자를 맞추며
재미있게 논다

신나게 놀던
비와
구름과 바람은
세상을 온통 적셔놓고
숨겨놓은 해를
꺼내놓으며
어디론가 달아난다

물에 젖은 세상은
햇살에 말려지고
어딘가
비를 피해있던
참새 한 마리
목이 마른 지
나뭇잎에 고인 빗물을
찍어 먹으며
하늘은 본다

소나기가
지나간 세상은
바람도 구름도 없이
새 세상처럼
평화롭다
언제 구름이
다시 올지 모르지만
깨끗이 닦여진
세상이 눈부시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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