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숲... 평화로운 숲

by Chong Sook Lee


더워도
추워도
여름은 여름이다
구름이 하늘을 덮어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 하지만
계곡을 찾는다

계곡물이
콸콸 소리를 내며
씩씩하게 흐르고
통통하게 살찐
모기들이
무섭게 공격하지만
손을 흔들며
산책로를 걸어본다

온갖 풀들이
무성하고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반갑게 맞고
여기저기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 버섯도
예쁘게 피어
세상 구경을 한다

어느새
여름이 갈 준비를 하는지
군데군데
나뭇잎들이
노랗게 물들어간다
가을이 빨리 오면
가을이 길고
가을이 길면
겨울이 짧아지니
금상첨화다

가지 말라고 해도
가야 하는 계절
오지 말라고 해도
오는 계절이니
계절 마음대로 하게
놔둬야 한다

여름에
덥다는 말보다
춥다는 말이 나오는
올여름 날씨에
고마워해야 하는지
투정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연보라색 들꽃이
만발하여
들판을 덮고
나무꼭대기에 앉아
깍깍대는 까마귀가
오랜만이라고
아는 체한다

하늘과 계곡과
들꽃과 모기들
다람쥐와 새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숲
누가 앞장 서지도
잘난 체하지도 않아도
잘 돌아가는 숲

싸움도 없고
다툼도 없이
앞서고 뒤서며
밀어주고 끌어주며

아름답고 평화롭고
멋지게 살아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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