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아래
깊어가는 가을
뜨거운 햇살을 피해
그늘을 찾아다니던
여름날은
추억을 남기고 간다
꺼지지 않고
한없이 번져가던
무서운 산불을 바라보며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 흘린
눈물과 아픔이 서리던
여름날은
새까만 재가 되어 묻힌다
하늘은 마냥 푸르고
곱게 단풍 진 나뭇잎
어제의 슬픔을 잊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치장하는 가을날
바라보기만 해도
설레고 가슴이 벅찬
이 아름다운 가을도
봄처럼
여름처럼 떠나가리라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이
가을바람에 들썩이고
걸음 따라 밟히며
바스락거리는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가을의 거리
하나씩 둘씩
떨어지는 낙엽이
어깨에 앉아서
살며시
사랑을 속삭인다
떠오르는 태양을 맞고
지는 석양을 보내며
손을 잡고
걸어가는 노부부
희미해져 가는
지난날을
오손도손
이야기소리가 들리는 가을
이제 남은 시간은
겨울이지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아름다운 자연의 굴레
겨울이 오지 않으면
봄도 오지 않는 것
걸어가는
그들의 굽은 어깨에
눈부신 햇살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