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을
가져가는 세월은
기억과 추억도 가져갑니다
영원히
잊지 않을 것 같은
지난날이
세월의 지우개로
지워지는데
여전히 세월은 오고 갑니다
거울에는
어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내가 아닌 내가 있어
놀라게 하는 세월
곱던 얼굴은
주름 잡히고
검던 머리는
하얀 백발로 변하여
불 때마다 낯섭니다
굽어진 어깨와
거뭇거뭇한 티
지우개로 지울 수도
떼어내려고 해도
뗄 수가 없어
그냥 끌어안고 사는데
세월이 가져간
어제의 나는 찾을 수 없습니다
남들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세월은
나에게도 늙음이라는
선물을 주고 갑니다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어제이지만
설레던 날들은
꽃처럼 피어나
그리움을 전하는 세월
어제의 내가
아니라 해도
마음에 남은 사랑
세월이
우리를 변하게 하고
지우개로
많은 것을 지울지 언정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설레던 날들의
기억은 세월이 가도
뚜렷하게 남습니다
저금처럼
꺼내보는 그리움
세월이 나를 변하게 해도
가슴속에서
새록새록 떠오르는
뜨거웠던 여름날은
가을이 와도
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