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바람 따라
어디론가 한없이 굴러갑니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들이
옹기종기 모여
서로를 포옹하며
지난여름을 이야기합니다
기쁘고 슬펐던 이야기
사랑하고
미워했던 이야기
만나고 헤어졌던
이야기를 하며
바람이 불 때마다
두려움에 두리번거립니다
헤어짐이 싫어도
가야 하는 길
양지바른 곳에 모여
못다 한 사랑에
애달픈 회포를 풉니다
바람 따라왔듯이
바람 따라
어디론가 가야 하는 운명
서로를 끌어안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합니다
어디에 가더라도
어느 곳에 살더라도
사랑하던
지난여름을 잊지 말자고
언약하며 갑니다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더러는
길 건너로 날아가고
더러는 웅덩이에 빠지더라도
새봄이 오면
피어나
다시 만날 때까지
바람 따라가야 합니다
가는 길이 험해도
가야 하는 낙엽들
사람들의
발걸음에 밟히고
비에 젖어 찢어져도
다시 오는
봄을 맞이할 희망에
미련 없이 앞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