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달
어디 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떴지….
콧노래를 불러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추석이다
추석을 잊고 살아온 지
반세기가 되어 가는
세월이 흐른다
그래도
추석날마다 생각나는
한 장면은 잊히지 않고
생생하다
해마다
추석이 오면
엄마가 만들어 놓은
뽀얀 아기 속 살 같은
송편 반죽과
여러 가지 맛있는
송편 속이 올려진
커다란 쟁반옆에
온 가족이
대청마루에 모여 앉아
보름달을 보며
노래를 부르고
예쁜 송편을
열심히 빚던 생각이 난다
오빠와 동생들
아버지도 합세하여
부지런히 만들면
엄마는 솔잎을 깔고
찜통에 넣어 익힌 송편을
꺼내 참기름을 발라
예쁘게 접시에 담던 모습이
눈에 보인다
추석은 해마다
변함없이 돌아오는데
그리운 사람들은
만나지 못하는
세월이 오고 가고
이제 송편을 빚으며
노래를 부르고
담소하던 자매들은
송편을 사서 먹는
시대에 살아간다
오늘은 나도 그때의
엄마로 돌아가
맛있는 송편을 만들어 보려고
준비를 한다.
방앗간이 없는 이곳
마른 쌀가루를 사다가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한다
반죽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이리저리 주무른다
반죽을 하는 사이
남편은 앞뜰에 있는
소나무에서 솔잎을 따다가
깨끗이 씻어 찜통에
가지런히 깔아 놓는다
반죽이 너무 되지만
물을 더 넣으면
질퍽할 것 같아
그냥 했더니
송편이 잘 안 만들어지고
자꾸 반죽이 부서져서
속을 넣고
주먹으로 꽉 쥐어서
만들어 놓고 보니
세상에 둘도 없이
못난이 송편이 된다
못난이 송편이면 어떻고
맛이 없으면 어떠랴
이 나이 먹도록
한 번도 만들어 보지 않는
송편은 찜통 속에서
익어가고
우리들의 사랑도 익어간다
가게에서 사다 먹는
오색찬란하게 예쁜
송편과는 모양도
맛도 다르겠지만
결혼하고
생전 처음 만들어 보는
특별한 송편이라서 그런지
가만히 보고 있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잘 익었는지
맛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겉모양은 그럴싸하다
해마다
송편을 만들어야지 하는
마음은 가득했지만
실패가 두려워서
미루고 미룬 세월
기억을 더듬고
유튜브를 보며
만든 못난이 송편
참기름 냄새가
온 집안에 진동한다
이제부터는
두려워말고 무엇이든지
도전하며 살아야겠다
송편을 만들었는데
무엇을 못하랴
자신감으로 가슴을 피고
맛있는 송편을
한입에 집어넣어 본다
퍽퍽하고
딱딱하고 맛이 없는데
꼭꼭 씹어본다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다음에는
찹쌀가루를 섞고
조금 더 질게
반죽을 해야겠다
처음은 다 그런 거야
자신을 위로하며
또 하나 먹어본다
고소한 참기름맛에
잘 넘어간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추석이 오고
추석이 간다